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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고려 12세기

청자퇴화 능화문 매병靑磁堆花菱花文梅甁

청자퇴화 능화문 매병靑磁堆花菱花文梅甁

  • 제작시기고려 12세기
  • 크기높이 29.0cm, 몸지름 16.0cm, 입지름 4.7cm, 밑지름 10.5cm
  • 소장처금성문화재단
  • 고유번호가A1001
  • 도해
    도해
  • 이 퇴화 청자는 특유의 흑과 백, 두껍고 무딘 붓 자국, 바탕색과 대비되는 강한 윤곽과 굵은 선이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독특한 인상을 풍긴다. 

    점력이 강한 흙의 성질 때문에 흑·백색의 점토를 물에 풀고 붓에 묻혀 그리다 보니 굵고 단순한 패턴 문양을 즉흥적으로 그려 넣게 된다. 그래서 굵고 힘찬 느낌으로 정교하고 우아한 상감 청자에 비해  굵고 힘찬 퇴화의 독자적 성격이 나타나 있다.

    이 매병 역시 문양도 굵고 큼직하며 단순한 형태를 반복하거나 재구성해서 보여 주고 있다. 이 우직하고 당당한 기품의 매병을 보고 있노라면 예술이란 언제나 정교한 기교와 화려함만 추구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단순하고 명쾌한 삶일수록 내면의 강한 힘이 지지되어야만 가능한 것처럼 말이다. 


    Painting decoration with white and black slip is always a challenge, and it is never as sharp and exquisite as inlay. The brush strokes on this piece are indeed coarse and dull, but their impromptu execution creates a surprising dynamism through the contrast with the gentle background color of the celadon. This is something truly unique of slip painting.

    Painting decoration with white and black slip is always a challenge, and it is never as sharp and exquisite as inlay. The brush strokes on this piece are indeed coarse and dull, but their impromptu execution creates a surprising dynamism through the contrast with the gentle background color of the celadon. This is something truly unique of slip painting.


    水に溶かした白と黒の粘土を筆につけて文様を描くことは容易ではない。粘性のある泥では、象嵌のように文様の輪郭をくっきりと浮き上がらせることが難しいためである。しかし、この作品のように、太い筆を一気に勢いよく動かすことで現れる荒々しい線と、青磁表面の柔らかい色との対比から生まれる躍動感は、堆花技法ならではの美しさといえる。
  • 비취보다 아름다운 청잣빛 -이어령


    서양 사람들은 금을 탐내어 연금술을 만들었다. 

    하지만 누구도 성공하지 못하고 모두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동양 사람들은 비취를 탐내어 도자기 기술을 닦았다. 

    그러다가 정말 비취보다도 더 푸르고 아름다운 옥돌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청자를 만든 도공들은 천년이 지나도 역사의 한자리 위에서 숨쉰다.

    그 가운데서도 우리는 지금 천 년 전 <청자퇴화 능화문 매병> 앞에 서 있다. 


    매화를 일러 빙기옥골氷肌玉骨이라 하더니 

    이 매병을 두고 이른 말인가. 

    어느 여인의 허리가 저토록 풍요하고 그 살결이 저리도 곱겠는가.

    그러나 퇴화 능화문이 그려내는 입체성과 비대칭의 힘찬 선은 

    남성의 손처럼 그 신비한 선을 어루만진다. 


    음이 있으면 양이 있고 정이 있으면 동이 있다. 

    푸른 하늘은 구름이 흘러가도 그 흔적을 남기지 않는 법. 

    고려청자가 하늘이라면 꽃은 구름이다.

    고려청자의 빛을 두고 비색秘色이라고 했다지만 

    삶의 모순을 끌어안고 융합한 저 청자 빛이야 말로 

    천년을 두고 풀어도 풀리지 않은 비밀스러운 빛깔이다.


     -이어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