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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천경자(1924~2015) | 1964년

굴비를 든 남자굴비를 든 남자

굴비를 든 남자굴비를 든 남자

  • 작가천경자(1924~2015)
  • 제작시기1964년
  • 크기가로 120cm, 세로 150cm
  • 기법캔버스에 유채
  • 소장처금성문화재단
  • 고유번호타055
  • 1960년대 작품으로 천경자의 몽환적 세계를 상징하는 대표작 중 대표작이다. 추상적 구석 속에 보이는 적확한 대상 묘사는 천경자의 특기 중 특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환상적이며 초현실적인 채색이 특징이다. 특히 표현주의적인 대상과 색채의 처리가 한국화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바꾸어 놀 만큼 파격적이다


    천경자의 작품에는 종종 여성으로서 자신의 삶에 대한 고백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 작품도 그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굴비를 들고 돌아오는 남자는 무지개 빛으로 두둥실 떠오르는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 그려져 있으며, 거기에 비가 갠 뒤 땅 위에 뒹구는 우산과 뒤편으로 넘실넘실 춤을 추는 여인의 모습은 환상적인 행복을 암시하고 잇다. 

  • 천경자의 본명은 천옥자로, 전남 고흥군에서 아버지 천성욱과 어머니 박운아의 1남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광주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현 전남여고) 재학 중 미술교사로부터 그림을 배웠고, 1941년 일본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에 입학해 일본화 고등과에서 사실적 데생법과 채색법을 익혔다. 이때부터 스스로 지어 붙인 경자(鏡子)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그녀는 일본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일본 유학 중이던 1942년 외할아버지를 그린 <조부(祖父)>, 1943년 외할머니를 그린 <노부(老婦)>라는 작품으로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연이어 입선하면서 일찍이 화가로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1944년 귀국 후 결혼하여 1946년 모교인 전남여고에서 미술 교사로 일하며 학교 강당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1952년에는 부산에서 연 개인전에서 <생태>라는 작품을 발표하며 화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35마리의 뱀이 한데 엉켜있는 이 그림은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소재와 구도로 화제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일약 스타작가로 떠올랐다. 전통적인 동양화 기법을 벗어나 문학적, 설화적 면을 강조해 여인의 한과 꿈·고독을 환상적인 색채의 화풍으로 구사했다. 특히 세계일주를 하면서 제작한 여행풍물화는 천경자만의 그림 에세이라는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955년 대한미술협회전에서 작품 <정>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은관문화훈장, 대한민국예술원상, 3·1문화상, 서울시 문화상, 오월문예상 본상 등을 수상하였다. 1954~1974년에는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예술원 회원, 국전운영위원, 미술대전운영위원 등을 지냈다. 1961년에는 국전(國展) 추천작가가 되었으며, 1971년 서울시 문화상을 수상하고 천경자미술연구소를 세웠으며, 1972년 베트남전 종군화가로 파견되었다. 



    1991년에는 대표작 ‘미인도’의 위작 논란이 불거졌는데, 그녀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미인도’가 위작이라고 주장했으나 국립현대미술관과 한국화랑협회는 진품이라는 감정을 내렸고, 이에 그녀는 활동중단을 선언했다. 1995년에는 호암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하였다. 1998년 소장하고 있던 전 작품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여 ‘천경자실’에 상설 전시되어 있다. 그녀는 기증 후 미국 뉴욕으로 이주하였다.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외부와의 접촉이 끊어졌고, 2015년 8월 뉴욕에서 세상을 떠났다. 


    천경자 화백은 한국화의 채색화 분야에서 독창적 화풍을 개척한 화가로 1960~1980년대에 활발하게 활동하였으며, 대중적 인기 또한 높았다. 꽃과 여인을 주된 소재로 하여 ‘꽃과 여인의 화가’라고 불렸고, 꿈과 정한(情恨)을 일관된 주제로 작품활동을 하였다. 작품 속 특유의 고독하고 몽환적이며 애틋한 눈빛의 여인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화려한 색채와 독특한 구성으로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표출하였다. 1969년부터 약 30년간 남태평양,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인도 지역 등을 두루 여행하면서 이국적 인물화는 물론 풍물화 작업도 활발히 했다. 또한 글재주도 뛰어나 여러 수필집과 신문 및 잡지에 기고글을 남겼다. 


    대표작으로는 <생태>’(1951), <굴비를 든 남자>(1964년), <바다의 찬가>(1965), <청춘의 문>(1968), <길례언니>(1973), <고(孤)>(1974),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1976), <탱고가 흐르는 황혼>(1978), <황금의 비(1982)>, <막은 내리고>(1989), <황혼의 통곡>(1995)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