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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조선 후기 19세기

백자 양각청채 송호문 필통白磁陽刻靑彩松虎文筆筒

백자 양각청채 송호문 필통白磁陽刻靑彩松虎文筆筒

  • 제작시기조선 후기 19세기
  • 크기높이 13.5cm, 몸지름 12.0cm, 굽지름 10.2cm
  • 소장처금성문화재단
  • 고유번호라i1104
  • 필통에는 다양한 문양과 그림이 장식된다. 선비의 취향이 강한 사군자(四君子)가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정진(精進)을 의미하는 삼여도(三餘圖), 과거급제와 출세의 약리도(躍鯉圖), 무병장수의 십장생도(十長生圖), 자손번성의 석류나 포도도(葡萄圖) 같은 소재들이 다양한 형태와 기법으로 장식되고 있다. 


    이 필통은 양각(陽刻)을 한 후 부분적으로 청화(靑畵)로 채색하여 양각과 청채(靑彩)를 조화시킨 작품이다. 두 마리 새끼 호랑이에게 젖을 물린 모습의 유호도(乳虎圖)와 반대 면에 새긴 기암괴석(奇巖怪石) 사이에 뿌리박은 강인한 굵은 소나무 역시 조선 후기 사대부 사회의 특별한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 소나무나 호랑이 가족은 낮은 부조(浮彫)로 입체감이 나도록 새겼으며, 특히 나무 등걸의 옹이와 껍질의 질감을 표현한 것과 새끼를 내려 보는 어미의 정감어린 표정이 잘 묘사되어 있다.



    BRUSH HOLDER, WHITE PORCELAIN WITH CARVED PINE AND TIGER DESIGN PAINTED IN UNDERGLAZE COBALT-BLUE

    Joseon Dynasty, 19th Century, h:13.5 d:12.0 d (b):10.2cm


    This brush holder is decorated with a pine tree, clouds and a tiger with two cubs in relief. The design was created by cutting away material in the unadorned spaces. Each motif was modeled in low relief. Motifs such as the pine tree and the tigers’ eyes are painted in cobalt-blue. The texture of the gnarls and bark of the pine and the loving mother looking at her cubs are especially well expressed.


    この筆筒は、陽刻した後部分的に青花で彩色した作品である。一つの面には二匹の子どもに授乳する母親の虎の姿が、もう一つの面に は奇岩怪石の間に根を下ろした太い松が描かれている。松と虎の家 族は高浮彫によって立体感が出るように彫られている。なかでも、 木の切株の節や皮の質感、子どもを見下ろす母親の温かい表情がう まく描写されている。

  • 역설의 미학으로 -김병종


    청화 애완의 이 백자 필통은 회화와 도자의 절묘한 어우러짐을 보여 준다. 백자 양각에 맑고 밝은 청채의 조화도 조화려니와 산중왕 호랑이가 포식자와 맹수로서의 위용이 아닌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따뜻한 모성의 상징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호랑이를 이렇게 묘사한 경우는 동서고금 어떤 미술작품에도 없을 것이다. 조선 후기 회화와 민화에서 언뜻언뜻 드러나는 그 특유의 해학성이 여실히 보여지고 있다.


    야나기 무네요시가 탄복했던 그 까치 호랑이의 분위기가 이 송호문 필통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대상의 고정관념을 슬쩍 눙쳐서 재해석하는 여유와 역설의 미학이 넘쳐나는 가작이다. 마치 종이 위의 문인화 같은 간략한 이 몇몇 형상들 속에 우리 민족의 천분인 범생명적 자연관과 평화 의식이 잔잔히 흐르고 있다.


  • 사랑이네  -이근배


    어여뻐라!

    구름을 뚫고 하늘에 치솟아

    뜨는 해 받치고 선 소나무 아래

    갓 난 두 아기 데리고 나와

    젖을 물리는 흰빛 어미호랑이


    저 사랑어린 눈빛 좀 봐!

    누가 산 임금 아니래?

    고구려 옛 무덤 속에서도

    동쪽에 청룡靑龍 서쪽에 백호白虎

    나라 지켜주는 수문장이 되고

    사람 해치는 바람, 물, 불 쫓아내는

    누가 산신령님 아니래?


    우리네 할매 할아배와 맞담배 태우고

    옛날이야기 주고받으며

    어미 없는 아기 젖을 빨려주던

    백두대간은 호랑이의 나라


    금강인가 설악인가

    산 속의 임금나무 소나무 아래

    얼굴 돌리고 긴 꼬리 드리운

    우리네 어머니 같은 흰빛 호랑이


    옥빛 백자 붓꽃이에 오래 살아

    기쁨이네

    행복이네

    사랑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