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군은 입과 목의 형태부터 보기 드문 역삼각형이며 몸통도 뚝뚝 잘라 놓은 것처럼 대범하여 형태에서 문양에 이르기까지 거리낌 없는 제작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면상감(面象嵌)으로 새긴 화심(花心을 감싸고 있는 크고 넓은 꽃잎을 생략하고 단순화하면서 주변에 어지럽게 묻어 있는 백토를 말끔하게 긁어 내지 않았다. 이러한 백토의 흔적들은 주변의 인화상감(印花象嵌)과 시각적인 조화를 이루어 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하늘샘은 마르지 않는다 -이근배
산이 돈다
물이 돈다
하늘이 돈다
해와 달이 돈다.
북인가, 정인가
장고인가, 가마솥인가,
분청사기상감모란문장군
둥글고, 길고, 비어 있고, 넘치고
하늘 향해 입을 벌리고 섰으니
한 마리 큰 물고기인가
불을 먹는 해태인가
물을 길으면
해가 뜨고 달이 뜨고
술을 담으면
절로 시가 읊어지는
마법의 그릇이 태어났구나.
삼천대천세계의
오묘 불가사의한 태극이며
상서로운 구름, 보배로운 꽃으로
옷을 지어입어
실로 장군의 기상이로구나.
여기 천년 마르지 않는 하늘샘에
밤마다 내려오는 별을 담아
세상의 목마름을 적셔 주리라
나무들에게 꽃을 피우듯
사람의 가슴에 꽃을 주리라.
마르지 않고 넘친다네.